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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보는 직장 내 괴롭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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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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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2023113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를 공개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내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전과한 간호사 정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역시나 「제 2화 회사 가기 싫은 날」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김성식 환자의 이야기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의 끔찍함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저는 1)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는 상사의 심리와 조직차원에서의 예방 방법

2)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인간이 피폐해 가는 과정을 통해 본 직장 내 괴롭힘의 파괴력

3)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의 크게 세가지 포인트를 이야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첫번째 주제인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는 상사의 심리 및 이러한 상사의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 76조의 2에서 정의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요건으로는 ⅰ)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ⅱ)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ⅲ)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여야 합니다.

이 드라마에서 새로 부임한 상사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되기에 차고 넘치는 행위를 거침없이 합니다.

김성식 팀장이 업무를 보고하는 장면에서 상사는, 오픈 된 사무실 공간에서 다른 직원들도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변명 필요 없고 왜 그쪽으로 가면 일이 성과가 안 나는 거야?

차라리 양대리에게 다 맡겨. 어떻게 팀장이라는 사람이 대리보다 일을 못 하나.”

월급 루팡이라는 말 알아? 월급 도둑이라는 얘기야.”

옛날 같았으면 맞아도 몇 번을 맞았어” (3단 우산을 펴는 동작으로 위협)

행여나 맞아도 감사합니다 하고 다녀야 돼 당신은

 

이는 신체적, 언어적 괴롭힘 행위입니다.

상사는 보고서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하여 업무상 질책이 필요했을 수도 있겠으나, 그 방법이 신체적 공격행위(우산 공격) 및 

폭언, 협박과 같은 정신적인 공격의 형태로 이루어졌으므로 명백히 업무 범위를 벗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직원들도 모두 있는 오픈된 사무실 공간에서 질책함으로써, 김성식 팀장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훼손하였으며 

정신적인 고통을 유발하였습니다.

상사가 진정으로 업무개선을 원한다면 독립된 공간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지시해야 합니다

혹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도의 퀄리티의 보고서라면변명 필요 없고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보고서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며, 작성하는 데 있어 어떤 점에서 특별히 어려운지를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경청함으로써 개선방안을 찾았어야 합니다.


한편, 김성식 팀장이 PT 발표 중 용변 문제로 인하여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망치자, 상사는 비상계단으로 

그를 끌고 가서 다시 폭언을 퍼붓게 됩니다.

. 너 미쳤어?”

야 너 일부러 그런거지. 내 얼굴에 똥칠하려고 일부러 개판쳤지?”

너 앞으로 회사에서 화장실 가지마. 걸리면 죽여버릴 테니까.”

 

역시 폭언과 협박의 정신적인 공격으로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됩니다

상사는 회사에서 화장실을 갈 경우 죽여버리겠다는 폭언을 합니다

이는 인간의 생리적인 욕구마저 강압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모멸감과 수치심을 주었다고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가슴 아픈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공개적인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한 상사는 급기야 물리적인 폭력까지 행사하게 됩니다.

명백하게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되며, 형법상 폭행죄까지 성립될 수 있습니다.

너 같은 새끼는 없어도 돼 이 새끼야

도대체 왜 사냐. 내 복장 터트릴려고 사냐?”

차라리 사표써라. 너 같은 거 없어도 회사 문제없이 굴러간다니까

안되겠다. 너 맞자 좀. (폭력행사)”


드라마에서는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이와 같은 상사가 다수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사는 어떤 특징을 가지는 사람이며, 이러한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tvN story<어쩌다 어른>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김경일 인지심리학자는 헥사코 검사라는 성격 검사에 대하여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김경일 인지심리학자에 따르면 헥사코 검사는 MBTI보다는 덜 흥미롭지만 더 정확하며 특히 한국인에게 적합한 성격모형검사인 듯 합니다.

헥사코 검사는 '정직/겸손성, 정서성, 외향성, 원만성, 성실성, 개방성' 6가지 성격요인들을 검사하게 되는데, 각 요인별 특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정직겸손성 : 겸손성과 자기반성, 인내와 근면, 도덕성

2)    정서성 : 감정의 안전성과 불안, 예민함, 스트레스 감수성

3)    외향성 : 사교성과 대인관계, 자신감과 활발한 태도, 활동적인 삶 등

4)    원만성 : 협동성과 상냥함, 공감능력, 이타적 행동, 감정조절 등

5)    성실성 : 계획성과 조직성, 규율성과 규범성, 목표지향성, 자기 관리능력 등

6)    개방성 : 호기심과 상상력, 창의성, 예술적 감각, 인간성, 철학적 탐구 등


2019년 스웨덴의 연구자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헥사코 테스트 결과 낮은 협조성, 낮은 정직 겸손성, 그리고 높은 외향성이 나타나는 경우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외향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좋은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사람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으며, 자신의 이익에 따라 사람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또한 목표를 달성하여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구성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혹사시킵니다.

 

따라서 이런 류의 사람들은 의외로 성과가 잘 나기도 하기 때문에 윗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아

회사에 고충을 토로하더라도 오히려 고충을 토로하는 직원에게 문제 있는 것으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출처 : パワハラ上司を科学する、津野香奈美、2023.1.10)


저는 이 드라마에서 묘사하고 있는 상사의 모습을 보면서, 해당 논문에서 지적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의 특성과 매우 흡사하다고 느꼈습니다.

해당 상사는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에 대하여 임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걱정하지 마십시요. 김차장(김성식 팀장)이 다 알아서 할 겁니다라고 

김상식 팀장이 들으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사람에 대한 배려 없이 당사자로 하여금 심적 부담을 느끼게 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합니다

그리고 김성식 팀장의 보고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을 폭언을 퍼부으며 털어내고

급기야 프로젝트 발표를 망친 김성식 팀장에게 내 얼굴에 똥칠하려고 일부러 개판쳤냐?고 폭언함으로써 

회사의 중진들 앞에서 본인이 망신을 당했다고 느끼고 매우 고통스러워 합니다.


이러한 상사에게 구성원은 단지 본인의 성과를 달성해 줄 도구에 불과하므로, 구성원의 감정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본인의 이익만을 위하여 구성원을 이용하고, 혹사시키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잔인하게 짓밟고 

급기야 쓸모가 없으니 나가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집니다.

 

이러한 상사는 구성원들의 정신을 병들게 합니다. 당장은 성과가 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몸과 마음이 병든 구성원들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성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사람의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이 조직에서 활개를 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는 마련할 수 있습니다.

먼저 기업은 리더 발탁 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아무렇지 않게 구성원을 짓밟고 혹사시키는 사람은 사전에 거를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해야 합니다

아무리 성과가 뛰어나더라도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구성원들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리더의 자리에는 맞지 않으므로 애초에 그러한 역할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모니터링이 충분하지 못하여, 이미 리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에는 회사 차원에서 강력한 경고를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성격의 사람들은 윗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그러한 심리를 이용하여 본인의 행동을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야 합니다

회사는 구성원을 괴롭히는 리더는 결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으며, 조직에서 수용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강력하게 주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드라마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상사를 조직적 차원에서 방관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해당 상사는 주변의 어떤 눈치도 보지 않고 가혹 행위를 하며, 주변인들도 모두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보란듯이 대 놓고 하는 이러한 가혹 행위가 경영진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설사 전달되었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방관했다면 이는 더 큰 문제입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는 경영진, 특히 대표이사의 경영 마인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구성원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에서 존중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은 기업에 있어 당장의 중요한 성과에 우선순위가 밀릴 수 밖에 없는 점 또한 현실이므로

정부 차원에서 기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인권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지원하는 사업도 필요해 보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드라마를 통해서 보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인간이 피폐해 가는 과정을 통해 본 

직장 내 괴롭힘의 파괴력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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