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은 그 자체로는 완전히 중립적이고 무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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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5-10-26본문
갈등은 나쁜 것일까요?
갈등은 무조건 없애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오랜 기간 갈등을 공부하면서 갈등은 도대체 무엇일까에 대하여 깊이 고민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결국 갈등을 잘 관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되는 경우가 많음을 깨닫고 갈등을 먼저 공부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읽게 된 책에서 발견한 “갈등이라는 것 자체는 일단 완전히 중립적이고 무해하다. 역동적인 긴장 상태가 문제가 된다.”라는 문구는 저에게 큰 인사이트를 주었습니다.
갈등은 그 자체로 나쁘지도 좋지도 않습니다. 갈등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현상입니다. 갈등이 발생되는 이유는 서로의 가치관이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똑같은 것을 원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동일하다면 갈등은 애초에 발생되지도 않겠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한 조직에 일곱
명의 사람이 있다면, 일곱 개의 서로 다른 세계관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갈등이 중립적이라면, 왜 우리는 갈등 상황에서 힘들어할까요?
문제는 갈등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 감정이 개입하면서 시작됩니다. 단순한 의견 차이는 그 자체로는 무해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감정이라는
증폭기가 더해지는 순간, 중립적이던 갈등은 분쟁이 되고, 급기야
싸움으로 번지게 됩니다.
냉정하게 대화할 수 있었던 주제도 감정이 개입하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날카로운 무기가 됩니다.
"저 사람이 나를 무시한다", "기본이 안 된 사람이다", "저 사람이 나를 공격하는구나".이런
해석과 감정이 더해지면서 갈등은 파괴적인 대립으로 치닫게 됩니다.
심리학적으로 갈등은 타인의 말과 행동 등의 외부 자극 그 자체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해석'에서 비롯됩니다.
그런데 나의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리가 가진 가치판단과 신념입니다. 가치판단과 신념은 태어날 때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유전자와 자라온
환경의 산물입니다. 나의 부모로부터 예민한 기질을 물려받았는데 양육과정에서 부모로부터 수용받지 못한
경험을 하게 되면 상대방의 행동에 과잉해석을 하게 되고 공격받는다고 느껴서 방어하거나 회피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저 사람만 바뀌면 모든 게 해결될 텐데..."”왜 저렇게 행동하지? 내가 가르쳐줘야 되겠어.”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을 변화시키려고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대부분 실패로 끝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이렇게 바꿔라”라고 하면 위협으로 느끼며 본능적으로 저항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방청소를 하려고 하는 찰나에 어머니로부터 청소하라는 말을 들으면 하고 싶지 않는 마음이 생기는 것도 그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나의 해석, 나의 판단, 나의 반응. 이것만이 우리가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저 역시 과거에는 갈등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반응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저만의
신념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과거 회사를 다닐 때는 “싸움닭”으로 불리기도 했고, 집에서는 “독재자”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내 생각은 무조건 옳다는 신념이 강했기 때문에
그 신념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지적하고 변화하도록 강요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갈등에 대해 공부한 이후로, 저는 과거의 저의 행동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외부자극 즉 타인의 말과 행동이 아닌 나를 컨트롤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고민하고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체득한 것이 바로 판단을 'STOP' 하는 것입니다.
갈등 상황에서 나의 가치판단과 신념이 즉각적으로 작동하려는 순간, 일단 'STOP'을 걸려고 합니다.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내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어."
"저 사람이 저렇게 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지도 몰라."
이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적 재구성(cognitive reframing)의 일종입니다.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만들어내는 '생각의 틀'을 조정하는 기술입니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한 번 멈추고 생각하면 다음에는 '판단'이 아니라 '질문'이 나옵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혹시 제가 모르고 놓친 부분이 있을까요?"
이 한 단계의 전환이 대화를 바꾸고, 감정의 폭발을 '탐색'으로 바꿔줍니다.
흥미로운 것은, 내가 변하면 상대방도 변한다는 점입니다.
내가 방어적이지 않고 열린 태도로 대하면, 상대방도 공격적이지 않게 됩니다. 내가 상대방의 신념을 존중하면, 상대방도 나의 생각을 경청하게 됩니다.
갈등 관리의 핵심은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변화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먼저 변화함으로써
관계의 역학을 바꾸는 것이라는 것을 여러분들도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연구소
강의 의뢰 : laborjap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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