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AI 시대의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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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5-07본문
AI가 빠르게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는 시대,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 답이 바로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저만의 것이 아닙니다.
작가 송길영은 그의 저서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에서 미래 조직은 각자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스쿼드(Squad)처럼 모이고 흩어지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안에서 환영받는 인물, 즉 '매력적인 핵개인'이 되려면 단순히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상대를 동등하게 대하고, 도구화하지 않는 관계를 만드는 능력—결국 공감이 그 바탕이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도 그의 저서 《히트 리프레시》에서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공감 능력을 꼽았습니다.
그는 공감이 구성원의 자신감을 키우는 힘이라고 말하면서도, 리더십 교육에서 가르치지만 쉽게 체득하기 어려운 역량임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구글 클라우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엔지니어링을 총괄하는 모에 압둘라 부사장 역시 유투브 채널인 ‘지식인사이드’와의 인터뷰에서
AI 시대에 구글이 원하는 인재의 핵심 요소로 기술적 역량, 비즈니스 창의성과 함께 공감을 꼽았습니다.
그는 공감을 기술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능력으로 정의하며,
이 능력이 클수록 기술을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업계의 시각과 분야를 달리하는 이 세 사람이 모두 공감을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저도 최근 AI를 사용하면서 경이로움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지적해 주고, 몇 분 만에 근사한 보고서를 완성하며, 복잡한 데이터를 깔끔하게 정리해 줍니다.
화이트칼라의 영역은 물론, 예술의 세계까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말이 점점 더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AI가 가지기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요? AI는 입력된 정보 안에서 탁월한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입력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다양한 내면, 개성, 그리고 그것들이 만나 생겨나는 관계의 결입니다.
사람은 부모로부터 받은 DNA와 자라온 환경에 따라 저마다 다른 신념과 가치관, 성격을 지닙니다. 쌍둥이조차 똑같지 않습니다.
이 다양한 사람들과 진정으로 연결되려면 그 마음을 이해하고 나누는 공감능력이 필요하며, 이것은 AI가 온전히 가지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더불어, AI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나' 중심의 사고가 강해질 수 있습니다.
타인과의 접촉이 줄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은 자연스럽게 퇴화합니다.
하지만 AI 기술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술도 방향을 잃습니다.
그렇기에 공감능력은 앞으로 희소성과 함께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불편한 질문이 생깁니다. '나는 공감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정작 자기 자신은 알기 어렵습니다.
심리학자 조셉과 하리가 공동 개발한 '조하리의 창' 모델은 이 질문에 실마리를 줍니다.
저는 이 모델을 매우 좋아하여 강의 시에 자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은 자아를 네 가지 창으로 나눕니다.
나도 알고 남도 아는 '공개 영역', 남은 알지만 나는 모르는 '맹목(blind) 영역', 나는 알지만 남은 모르는 '은폐 영역', 그리고 나도 남도 모르는 '미지 영역'입니다.
이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맹목 영역'입니다.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을 남들은 이미 알고 있는 영역입니다. 공감능력이 부족한 행동도, 무례한 말도, 정작 본인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다양한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 관계를 맺는 방식, 의사소통 방식을 보는 것이 흥미로워 가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찾아 보곤 합니다.
그런데 간혹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본인의 무례함을 인지하고 있었을까요? 대부분은 자신의 맹목 영역을 미처 보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맹목 영역을 줄이려면 주변의 피드백을 구하고, 제3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람들과의 갈등은 종종 사소한 무례함에서 시작되고, 그 무례함의 뿌리는 공감의 부재에 있습니다.
내 맹목 영역을 줄이는 것이 곧 공감능력을 키우는 첫걸음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공감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나와 다른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출발점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일상의 작은 실천들이 쌓여 공감능력이 됩니다.
불확실하고 그래서 더 불안한 AI 시대일수록,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감의 힘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
오늘 이 글이 '공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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